우리는 얼마나 우리 스스로를
산 넘어 달처럼 저만치에서 물러서서
느긋하게 들여다 보고 사는가?
우리는 자신에게 운명이 그림자처럼
드리워 있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
우리는 그림자가 두려워 눈을 질끈 감아
버리는 어린 아이처럼
자신의 운명을 제대로 한번 들여다 보지도
못한 채 끌려 가듯 살아 간다.
하지만 내 운명이라는 것은
사실 자신의 꼬라지와 타고 난 운명을
모두 치켜 뜬 눈으로 꼴아 보는 것 부터가
내 운명이며 그 다음 내 운명의 꼬라지를
내가 지금,여기서 그리고 계속
어떻게 바꿔 나갈 것인가 하는
실천의지까지를 모두 싸잡아 진짜배기
내 운명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 꼬라지를 두눈 부릅뜨고
맞짱을 뜨기 위해서는
우선 용기와 체력이 필요하다.
용기는 두려움으로 부터 나오는 것이고
체력은 맞짱을 뜨면서 배가된다.
내 운명의 꼬라지를 부릅떠 꼴아보고
그냥 선빵을 날리면 시작하자마자
그 운명의 꼬라지는 게임이 끝나기도 전에
거짓말처럼 사라지기 시작한다.
지독한 길치가 있다고 합시다.
이 분은 길눈이 무척이나 심하게 어두워서
목적지를 바로 곁에 두고도 한참을 헤매는
유형입니다. 길눈이 어두워 늘 곤혹을 치르는
운명이라고 칩시다. 이 분은 그래도 근처 누군가에게 절대 길을 묻지 않습니다. 쪽팔리거나 자존심 때문이거나 예전에 한두번 물었더니 더 어렵게 가르켜 줘서 이젠 절대 다른 사람을 믿지 않아서 입니다. 그런데 어릴 땐 몰랐는데 세월이 갈수록 건물이나 동네가 새로 만들어지고 사라지고 하면서 길은 더 복잡해집니다. 점점 길 찾기가 힘들어지자 머리를 쓰기 시작합니다. "난 어차피 내 머리로는 빨리 길을 찾기 힘드니 컴퓨터가 대신 길을 찾아 주는 그런 장치를 만들면 되겠어"라고 이전과는 다른 생각과 실천을 합니다. 이 분은 마침내 '네비게이션'이라는 장치를 만들어 내고야 맙니다.
이제 이 길치는 자신이 길치임을 뼈저리게 알고 나서는 이제 더이상 길치가 아니게 됩니다.
운명이 운명이 아닌 것이 되는 것이다.
메리다와 마법사의 숲에 나오는 메리다의 마지막 대사가 멋있다.
"운명은 우리 안에 있다. 그 운명을 들여다 볼 용기가 필요 할 뿐..."
보면 사라집니다.
*비빔 박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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