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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설

MAGO

by Ganze 2026. 4. 14.

심장 두근거리는 소리가 들릴 만큼 무대 뒤에서
몹시 긴장하던 멤버들 모두 울음을 애써 참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형 스크린이 좌우로 열리자 그들은 무대 앞으로 걸어 나갔다.  

조명이 켜졌다.  
인트로가 울려 퍼지고, 무대 안개가 멤버들의 발목을 감쌌다가 서서히 사라졌다.
멤버들은 정해진 위치에 섰다.  
인이어로 흘러드는 카운트.  
“파이브, 식스, 세븐, 에잇.”  
심장이 그 박자에 맞춰 뛰었다.  
보이지 않아도 멤버들을 향한 팬들의 에너지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이번 무대를 위해 특별히 편곡한 인트로가 끝나고
곧바로 이어지는 벌스 사운드에 맞춰 장예린이 앞으로 나오며 본격적으로 무대가 펼쳐졌다.
예린이의 손끝은 떨렸지만 눈동자는 정면을 겨눴다.  
그 시선 하나로 팬들과 공간을 압도했다.

예린이의 시그니처 포즈, 왼손 볼하트과 함께 왼쪽 눈 윙크!
이것으로써 초반부터 팬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이어 윤정연, 정시연, 배도희가 흐름을 탔다.  
순식간에 무대 위의 빛이 된 <트웰브>.  
그 어떤 조명보다, 그들 스스로가 더 강하게 빛났다.  

여러 대의 카메라가 멤버들의 현란한 움직임과 다양한 표정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바쁘게 움직였다.

지민이는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었고,  
해솔이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고개를 부드럽게 돌렸다.  
살짝 오른 입꼬리는 완벽한 여유를 품고 있었다.  
은비는 코러스를 또렷하게 맞추었고,  
소민이는 메인 보컬 구간에서 눈을 감고 고음을 터뜨렸다.  
흔들림 없는 목소리에 관객석에서 작은 탄성이 흘렀다.  
누군가는 숨을 삼키고,  
누군가는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어떤 이는 핸드폰을 든 채 울고 있었다.   ‘진짜다… 얘네, 진짜다.’  
누군가의 속삭임이 조용히 퍼졌다.  

무대 후반부,  
유진이와 하늘이가 이끄는 댄스 브레이크가 시작됐다.  
유진이는 강렬한 안무 속에서도 손끝을 놓치지 않았고,  
하늘이는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고,  
그 표정마저 카메라에 담겨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클라이맥스.  
멤버들이 원형을 그리고, 한 명씩 중심으로 나왔다.  
마지막으로 센터에 선 건 장예린.  
‘이 순간을 위해…  
우리가 흘린 눈물도, 참아온 날도 다 이걸 위해 있었어.’  
그녀는 손을 높이 들고 시선을 위로 던졌다.  
그 눈에는 울음을 참는 표정과,  
마침내 해냈다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음악이 멈추고,  
조명이 꺼졌다.  
무대 위엔 숨소리만 남았다.  
아무 말도 없었지만,  
모든 관객은 알고 있었다.  
이 순간,  
<트웰브>는 무대를 차지한 것이 아니라  
팬들을 열두 컬러의 판타지 세상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백스테이지.  
무대에서 내려온 그들은 말없이 서로를 끌어안았다.  
“진짜… 해냈어. 우리가 해냈어…”  
윤정연이 울었고, 정시연은 눈물을 삼켰다.  
“지금 울어도 돼?”  
배도희가 묻자, 고은비가 웃으며 말했다.  
“안 울면 이상하지.”  
박소민은 주저앉아 머리를 무릎에 묻었다.  
“나 아까 중심에서 반 박자 빨랐는데… 모르겠지?”  
“누가 그런 거 봐!”  
강지유가 웃으며 그녀의 등을 두드렸다.  

예린이는 숨 가쁜 멤버들을 둘러보았다.  
땀에 젖은 얼굴, 그러나 맑은 눈.  
“잘했어. 정말… 잘했어, 우리.”  


그러나 그 순간까지도,  
그녀들은 앞으로 다가올 엄청난 사건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믿기지 않을 만큼 엄청난 환호를 받은 컴백앨범 활동이
끝나고 각자 휴식기를 보내던 어느 날.  

“예린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