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맹신도처럼 마시는
산성 막걸리는
'익었다' 로 분류하네.
누룩을 직접 빚고
누룩방에서 온도 맞추며
곰팡이가 잘 피게
정성으로 띄우니
'이건 제대로 익겠구나'
생각이 절로 든다네.
첨가제 없이
직접 띄운 누룩과
멥쌀,물 그리고
발효숙성의 시간이
전부인데,
이토록 진한 맛과
그윽한 향기를 내다니.
순수 그 자체인 뽀얀 빛깔에
기분 좋게 터지는
부드러운 탄산의 촉감까지
덤으로 안겨 준다네.
반면에
아류작인 대형공장 막걸리는
'안익었다'로 분류하네.
나름대로 갖춰진
제조 공정을 거치지만,
시작부터가 흉내야.
수입 누룩을 갖다 쓰고
첨가제를 넣어
숙성인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속성인
아류작 막걸리를
그럴듯하게 내 놓지.
그런데, 맛과 향은
흉내낼 수가 없네.
마법같은 숙성의
시간을 보낸 것만이
' 바로 이거야! ' 라는
감동의 맛과 향을
탄생시킬 수 있다네.
bro,
자네에게도 숙성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네.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내몰린
자네같은 젊은이들이
익지 않은 상태로
이기려고 덤비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네.
알차게 영글어야 하는데
세상 속도에 맞춘다고
속성으로 뛰어들면
자칫 풋내만 남기고
가던 행로가 멈춰버릴 수도 있네.
기적의 사과처럼
오랜 세월을 보상없이
견뎌 내야 한다네.
자네의 삶이
진짜로 익어 가는지
안익어 가는지는
속성이 아닌 숙성을
어떻게 준비하고
견뎌 내느냐에
달려 있다네.
* 비빔박 萬花芳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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