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 Mash up248 익었니,안익었니. Ripe or unripe 2 내가 맹신도처럼 마시는 산성 막걸리는 '익었다' 로 분류하네. 누룩을 직접 빚고 누룩방에서 온도 맞추며 곰팡이가 잘 피게 정성으로 띄우니 '이건 제대로 익겠구나' 생각이 절로 든다네. 첨가제 없이 직접 띄운 누룩과 멥쌀,물 그리고 발효숙성의 시간이 전부인데, 이토록 진한 맛과 그윽한 향기를 내다니. 순수 그 자체인 뽀얀 빛깔에 기분 좋게 터지는 부드러운 탄산의 촉감까지 덤으로 안겨 준다네. 반면에 아류작인 대형공장 막걸리는 '안익었다'로 분류하네. 나름대로 갖춰진 제조 공정을 거치지만, 시작부터가 흉내야. 수입 누룩을 갖다 쓰고 첨가제를 넣어 숙성인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속성인 아류작 막걸리를 그럴듯하게 내 놓지. 그런데, 맛과 향은 흉내낼 수가 없네. 마법같은 숙성의 시간을 보낸 것만이 ' 바로 이.. 2012. 6. 14. 꼭대기가 보이면 옆댕이로 가라 부디, 꼭대기가 보이면 옆댕이로 가게 bro, 세상 생겨 먹은게 본래 그렇다고 꼭대기부터 쳐다보지 말게. 항룡유회라고 했던가,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은 더 올라갈 데가 없어 내려갈 수 밖에 없음을 후회한다는 거지. 산에는 꼭대기만 있는게 아닌데 사람들 모두 그게 산의 전부인 줄 크게 착각하고 산다네. 산은 본래 그 안에 많은 것들이 서로 하나인 듯 어우러져 있는 큰 덩어리라네. 그러니 꼭대기만 바라보지 말고 이제는 산옆댕이도 들여다 보게. 숲 속, 나무들 사이로 난 좁은 산길에 어떤 보물들이 숨어 있었는지 찾길 바라네. * 비빔박 萬花芳草 2012. 6. 13. 산옆댕이 우리는 대부분 산행의 고통을 이겨내고 정상에 올라서야만 제대로 산의 정취를 느끼고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착각이다. 산은 천천히 느긋하게 올라가서 산옆댕이 주위를 돌아보더라도 충분히 산의 정취를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정상 등정을 목표로 했을 때는 올라가는 속도와 호흡조절에 집중하기 때문에 산 자체를 마음 깊숙이 느낄 여유가 없다. 산기슭이나 중턱의 나무와 흙에서 오묘하게 피어오르는 향기와 정취를 대부분 놓치게 된다. 느껴도 진한 감흥이 없다. 산 여기저기에 흙,돌,바위,나무,풀,꽃,버섯과 동물들이 존재한다 것. 그것을 알아채는 것이 우리가 산을 오르는 진짜 이유이다. 산에는 옆댕이에도 향기가 있다. * 비빔박 萬花芳草 2012. 6. 12. 진동하라. 세상에 나와서 몇 번 실패하고 몇 번 실망했다고 구석진 곳에 그늘처럼 웅크린 젊은이들이여 다시 좀 살아 보려해도 첫마음의 불씨조차 남아있지 않다고 서글퍼 하지 마라. 아직 한 번도 쓰지 않은 새로운 날들이 올까? 그런 날조차 누군가가 가로채지 않을까? 젊은이들이여, 아무한테도 새날이 안왔으면 좋겠다고 오늘 살아가기를 놓아 버리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된다. 이제 그만, 앉아서만 세상을 곁눈질하지 말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박차고 일어나라. 녹슬어가는 네 심장과 나침반을 꺼내라. 진동하라, 진동하라 심장이여, 나침반이여 ! 미세한 떨림이라도 네가 직접 느껴 보아라. 그 진동을 느껴야 한다. 한발이라도 움직여서 그 진동을 피부끝으로 느껴 보아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움직여라. 곧 점화플러그에 불이 붙고 엔진이.. 2012. 6. 11. 반숙 半熟 솔로인 후배가 또 물었다. "형님,결혼하면 어떻습니까?" "음 .............. " "힘듭니까?" "결혼하거든 이것 하나는 꼭 명심하게..... 전기료 아끼지 말고 아내가 있는 곳마다 불을 켜두게나" "그게 무슨 말씀인지..." "아내의 얼굴에 조그만 그늘도 지지않도록 항상 밝은 곳에 있도록 하게. 그러면 항상 밝은 면만 보게 될걸세" "그렇습니까?...." "하하, 왜 뭔가 찜찜한가? 아내도 똑같이 자네의 밝은 면만 보게 될텐데도 말이야~" "네... 그렇게 한다고 해도 평생동안 좋은 면, 밝은 면만 보일까요...?" "빙고! 자네, 답을 찾았구만. 불을 켜서 밝은 면만 볼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고 착각이지." "그럼, 현실은 어떻습니까?" "어느날, 계란 요리를 하다가 그만, 아래쪽을 많이 .. 2012. 6. 10. 나를 잊는 여행 혼자 여행해 보았는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의 궁극은 내가 없어지는 것이다. 행위는 있되 행위하는 나는 없어진다. 춤은 있되 춤추는 나는 없어진다. 여행은 하되 여행하는 나는 없어진다. 행위는 나와 일체가 되고, 춤은 나와 일체가 되고, 여행은 나와 일체가 된다. 혼자 여행해 보았는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의 궁극은 나를 놓아 버리는 것이다. 내가 남긴 자취를 모두 놓아 버린다. 내가 챙긴 짐을 모두 놓아 버린다. 내가 쌓은 만족을 모두 놓아 버린다. 내 자취에서 나는 떨어져 나가고 내 짐에서 나는 떨어져 나가고 내 만족에서 나는 떨어져 나간다. 혼자 여행해 보았는가? * 비빔박 萬花芳草 2012. 6. 10. 잊을 수 없는 불꽃 그것은 현실계와 상상계, 그 사이를 조명탄처럼 비추는 불꽃이다. 그것은 우리 세포 속에 아주 오래전부터 꿈틀거린 불꽃이다. 그것은 먼 옛날 선조들의 시대, 새벽녘 바람처럼 다가왔던 불꽃이다. 그것은 이름을 잃어버린 엄마의 소녀 시절, 동화같은 불꽃이다. 그것은 아빠가 어릴 적 꿈꾸던 거대한 로봇의 광선빔같은 불꽃이다. 그것은 어두웠던 시대, 상상의 무지개 위를 아름답게 수 놓았던 희망의 불꽃이다. 먼 과거에서 먼 미래까지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불꽃이다. 자유라는 이름의 잊을 수 없는 불꽃. * 비빔박 萬花芳草 2012. 6. 10.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36 다음